자리 앉으면 먼저 내주시는 코울슬로.

대체 어떻게 만드시는 건가요. 진짜 진짜 맛있다.

친구들과 농담으로 이거만 팔아도 사 먹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맛있다.



맥주 거르는 일 없는 친구들. 가볍게 소맥으로 하자며 생맥과 소주를 시키고,



배고파서 정글밥도 하나 시켰다. 맛 없을 수 없는 재료들 때려박아 맛있다. 어쩔 수 없이 맛있다.



추운 날, 국물 하나 있으면 술맛이 더 좋기에 해물라면도 하나.

얼큰하고 괜찮다. 스프 맛인지 해물 맛인지는 헷갈리나 맛있다.




어두워서 잘 찍히지도 않는 오늘의 메인 흑형치킨. 살짝 쌉싸름한 게 자칫하면 탄 맛 같기도 한데, 은근히 중독된다.

흰색 소스는 꿀에 다진 마늘을 절인 듯한 맛이고 빨간 소스는 양념치킨 소스랑 비슷한 맛이다. 치킨무는 치킨무다.




정글포차 (치킨, 닭볶음탕, 오뎅탕, 떡볶이, 오돌뼈)

 070-7757-5598

영업시간 : 매일 18:00-03:00



주문 : 흑형치킨 19,000원 / 정글밥 8,000원 / 해물라면 8,000원 / 생맥주 5,000원 / 소주 5,000원

개인평점 : ★★★☆ / 이태원에서 이 정도면 꽤 괜찮습니다. 분위기도 괜찮고 요리도 괜찮고.

화장실 : 그러고보니 여러번 갔었는데 화장실을 안 들렀었네.




도대체 언제, 누가 말해줬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이태원 3대 치킨이라는 게 있단다.

경리단길의 엉터리 통닭, 이태원 꼴통치킨, 그리고 여기 정글포차까지. 닭요리 전문점들 사이에 나란히 삼대장이라니. 어떤 치킨을 팔길래?

그 이름도 흑형치킨. 주문을 하면 시컨먼 치킨 한 마리를 마늘 소스, 양념 소스와 함께 식판에 담아 내주신다.

쌉싸름한 맛이 나면서 고소한 게, 별난 맛도 아닌데 자주 당긴다.

특히 후라이드를 좋아하는 나도 이 집에서만큼은 양념에 환장을 한다. 특유의 쌉싸름한 튀김옷과 양념이 썩 잘 어울린다.


테이스티 로드에 나와서 유명해졌다고는 하나, 붐비는 날 잘 없어 내킬 때마다 들르기 괜찮은 집.

단어 선택에 민감한 요즘이라 그런지 가게 한 벽에 흑형의 형이 '빛날 형'이라고 걸어두신 게 참 귀엽다.

이태원이 뜨고 나서는 특색 없는 술집들이 워낙 많아져, 안주 맛있는 술집 찾기 힘든데 여기 정글포차는 자잘한 사이드까지 다 맛있다.

네온사인 칠갑한 포차들 사이에 꿋꿋이 투박한 칠 간판 내걸고 장사하는 모습도 정겹고 좋다.

다만 맥주 부어라 마셔라 마시는 나와 친구들에겐 주류 가격대가 다소 부담스럽다. 맥주만 피쳐 단위로도 좀 팔아주셨으면.



3일차

남포동 / 자갈치시장 / 국제시장 / 깡통






좁고 긴 부리, 짧은 목, 길고 붉은 다리. 갈매기 너무 귀엽다.

한 줄로 쭈욱 앉아 있길래 한 장 찍어봤다.



남포역 내려서 자갈치시장 쪽으로 쭉 둘러본다.

바다 구경 좀 하고 구석구석 시장 둘러보다보면 1시간 훌쩍 지난다.

회도 못 먹고 비린내에 민감해서 시장 언저리로만 구경다녔다. 회만 먹을 줄 알면 훨씬 재밌을 텐데.

지도 앱 켜고 국제시장, 깡통시장으로 출발.



가격도 저렴한데, 이렇게 정갈할 수가. 갈대발에 올려둔 플레이팅도 예술이다.

당기는 종류들로 몇 가지 사볼까 하다가 들고 다니기가 귀찮아서 포기.



어린 학생들은 부디 국제시장 가지 마라.

한창 빈티지에 꽂혀 있던 시절, 국제시장의 명성은 어마어마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절친한 친구 아버지의 병문안으로 부산을 들른 적이 있는데,

친구의 손을 끌고 국제시장 구제 옷가게들을 쥐잡듯이 뒤졌었다.

당시엔 순진해서 사탕발림에 넘어가 구제 청바지를 5만원이나 주고 샀었는데

두어 번 입다보니 밑위를 지나치게 짧게 수선해놔서 불편하고 촌스러워서 못 입겠더라.


나는 안 당했지만, 고등학교 때 친구 한 명이 국제시장 옷 가게를 둘러보다 강매를 당했었다.

마음에 드냐고 눈 앞에다 들이밀어 묻고는 괜찮긴 한데 돈이 없다 했더니

어깨동무를하고 ATM으로 끌고 가더란다. 뽑아서 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동대문 양아치나 국제시장 양아치나 질 나쁜 건 거기서 거기였다.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 빈티지 가게 몇 군데 들러보았으나, 터무니없이 비싼 건 여전하더라.

지폐 꼭 쥐고 흥정하던 문화는 없어진 것 같은데, 정찰제랍시고 새 상품이라 해도 말이 안 될 가격들을 붙여놨다.

발품 팔아 저렴하게 옷 사고, 빈티지 특유의 유니크함 찾는 것도 양심 있는 가게들 많을 때야 말이지.

매스컴 몇 번 타니까 정신 못 차리는 건 옷 가게나 음식 가게나 똑같다. 시장 인심 옛말이다.



길거리 음식 좋아라 하기 때문에 괜찮게 보이는 집 하나 골라 앉았다.

식사류는 안에서 먹을 수 있고 떡볶이나 튀김, 어묵류는 바깥에 앉아 먹는다.

떡볶이 진짜 맛있다! 달달하면서도 짭짤한 게 떡에도 양념 진하게 배어 맛있다.

떡볶이 거기서 거기라 생각해 맛있다는 말 잘 안 하는데, 이 집 떡볶이 진짜 맛있다.

함께 주문한 튀김은 별볼일 없고, 유부보따리도 가격만큼 맛있지 않다. 떡볶이 하나만은 28년 인생 세 손가락에 꼽힌다.


다만, 직원 분들이 굉장히 불친절하다.

평소에도 깍듯하고 공손한 친구 말투 덕에 우리에게는 신경 좀 써주셨으나

오며 가며 가격 묻는 손님들에게나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게 대하신다.

툭하면 언성 높이고 음식 나올 때도 툭툭 들이미신다. 직원들끼리 손님들 앞에 두고 흉도 보더라.

시장 인심이란 말 싫어한다. 툴툴거리고 손님 푸대접하는 게 시장 인심이라면 시장 안 갈란다.




진맛집 떡볶이, 튀김, 어묵, 유부주머니, 국수, 당면, 빈대떡, 해물전

 051-246-5063

영업시간 : 08:00-20:00



주문 : 떡볶이 3,000원 / 유부보따리 3,000원 / 튀김(3개) 3,000원

개인평점 : ★★★☆ / 떡볶이 하나만은 예술이다. 나머지는 그저 그렇다.

화장실 : 안 가봤습니다.






생각보다 볼거리 없고 재미 없었던 시장 뒤로하고 와이즈 파크로 들어갔다.

이 시장통에 깔끔한 복합 쇼핑몰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깔끔한 화장실 사용하고 지하 오락실에서 게임 좀 하고 요즘 꽂힌 구슬설빙 먹어준다.



2박 3일 무턱대고 떠난 부산여행 끝.

잘 놀았다. 안녕 부산!

이제 몇 년 후에야 볼런지.

이런 저런 실패로 되는 일 하나 없다고 느껴지던 요즘. 제대로 치유받고 갑니다.


가끔, 밤바다를 봐야만 할 때가 있다.



2일차

해운대 앞바다 / 허심청 / 서면



 




아침 바다도 한번 봐주고.




바다 바람 때문에 머리가 산발이다. 찍기 싫지만, 그래도 추억이니 사진 좀 찍어두고.



배고파서 '배러 댄 와플'에서 와플에 아메리카노 마셔주고.




친구를 만나서 식사 메뉴를 고르다 오는 길에 본 고등어 요리 전문점으로 결정.

날 것을 못 먹는 탓에 고등어 조림을 주문했다,

가게 앞 수족관이 생각나 생물 고등어냐고 물었더니 급냉각 고등어라고 말씀해주셨다.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석화는 어차피 못 먹기에 직원들 드리고, 식사에 집중.

전복도 들어가 있고 양도 꽤나 푸짐하나, 여기 음식... 나랑 도저히 안 맞는다.

전복 탓인지 아니면 간이 이상한 건지 칼칼할 줄 알았던 조림은 느끼하고 삼삼해 금방 물린다. 김치도 전혀 간이 안 배어 있는 느낌.

미역국을 비롯해 찬으로 나오는 나물들 또한 촉촉한 느낌 없이 밍밍해 손이 가지 않는다.

입맛이 비슷한 친구도 수저를 일찍 놓더라.

웬만하면 밥 남기는 일 없으나, 반도 안 먹고 가게를 나섰다.

직원 분들도 친절하고 가게도 깔끔하지만, 내 입맛에는 안 맞았던 식당.




한어부의 고등어 사랑 해운대점 (고등어 조림, 고등어 회)

 051-506-9092

영업시간 : 매일 11:00-22:00



주문 : 고등어 쌈밥 정식 (2인 이상) 13,000원

개인평점 : ★☆☆ / 고등어 들어간 요리 다 좋아하고 조림 특히 좋아하는 나지만, 반도 못 먹고 나왔다.

화장실 : 건물 내부. 깔끔하다.





온천장 역에 있는 허심청 도착.

1층에 허심청 베이커리가 있길래, 새우 피자 바게트와 부산우유를 먹고 들어가기로.

아 여기 빵 너무 맛있다. 정작 빵 먹느라 허심청 사진을 못 찍었구나. 블로거 노릇하기 어렵다.


허심청 정말 좋다! 내가 본 목욕탕 중에 가장 넓다. 목욕탕 내부가 2층으로 되어 있다.

1층엔 다양한 종류의 탕과 음료를 구매할 수 있는 바, 2층은 사우나와 세신실, 풀장, 노천탕.

말이 다양한 종류의 탕이지 어떤 탕들이 있는지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탕들이 많다.

내부 인테리어도 훌륭하고 청결하기까지 해서 굉장히 쾌적한 기분으로 목욕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떨어지는 온천수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물맞이 탕과

어린이들 놀기 좋고 가볍게 수영도 할 수 있는 미니 풀장,

추운 공기 들이마쉬면서 온천욕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너무 좋더라.

비치 체어에 누워 한 시간 낮잠도 자고 느긋하게 온천욕 즐기면서 피로 충분히 풀고 나왔다.


목적이 거창하면 여행 또한 일이 된다.

부산으로 떠나기 전 본가에서 부산에 가면 허심청을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묻는다.

'부산까지 가서 목욕탕을 가냐?'

그래서 여행 아니겠냐고 답한다.

목적이 거창하면 여행 또한 일이 된다.

낯선 지역에 가서 낯선 이로 익숙한 듯이 행동을 하는 것.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그런 거다.

갈 곳, 들를 곳, 먹을 것, 살 것, 움직일 시간 다 정해서 움직이면 그 또한 일이 된다.

그냥 발 닿는대로 입 가는대로 움직이다 문득, 아 나 떠나왔구나 느끼면 그게 여행 아닐까.




허심청 (온천, 스파, 찜질방, 펍, 베이커리, 호텔)

 051-550-2200

영업시간 : 온천 - 매일 5:30-24:00 / 찜질방 - 매일 6:30-23:00



이용료 : 성인 1명 온천욕 8,000원 (주말 10,000원)

개인평점 :  / 이렇게 깔끔하면서 시설 좋은 목욕탕이 또 있을까. 이 돈 내고 이용해도 괜찮은 건가 미안할 정도로 좋다.





신나게 온천욕 끝내고 '스타벅스 온천장역 DT점' 들러서 커피 한 잔.

돌체라떼를 주문했더니 연유가 소진되었다고 다른 메뉴를 추천해주신다.

'달달한 라떼류 좋아하시면 화이트 코코 리스트레토로 드셔보는 건 어떠세요?'

코코넛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음료. 코코넛 가루가 씹히는 게 고소하니 맛있다. 돌체라떼에서 갈아타야겠다.



커피 마시고서는 서울 촌놈 서면 가보고 싶다고 졸라서 서면으로.

그 지역에 가면 그 지역의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고 로컬 음식 로컬 음식 노래를 불렀으나,

아무리 둘러봐도 먹을 게 없더라. 서울의 홍대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시끌벅적하나 특색 없는 지역.

그래도 여기저기 들리는 억센 사투리 듣고 있자니 여행 온 느낌 물씬나서 좋더라.


그냥 프랜차이즈라도 들어가자 해서 '짚신 매운 갈비찜'으로 결정

매운 음식 좋아는 해도 잘 못 먹는 나여서 신라면 정도 맵기가 몇 %냐 물으니 30%라고 하셔서 맵기 30% 보통맛에 도전.

신라면은 무슨, 불닭볶음면 정도 맵기다. 땀 닦느라 휴지 한 통은 다 쓰고 나온 것 같다.

맛은 여느 매운 갈비찜 프랜차이즈와 비슷하다. 가끔 생각나서 먹고 싶은 정도.

반찬은 싱싱하거나 솜씨 좋진 않아도 갈비찜 먹기엔 충분한 정도.

직원 분들은 친절하다. 서면 어디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노느냐, 여긴 서면의 어디쯤이냐 관광객스럽게 물어대는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주신다.




짚신 매운 갈비찜 서면점 (소갈비찜, 돼지갈비찜, 주먹밥)

 051-506-9092

영업시간 : 매일 11:00-01:30 / 일요일 11:00-12:30



주문 : 소갈비찜 14,000원 (맵기 30% 보통맛) / 당면 추가 2,000원

개인평점 : ★☆☆ / 갈비찜 환장하는데도 매워서 환장하고 불청결해서 실망했다.

화장실 : 건물 내부. 화장실은 가지 마세요. 불청결하고 남여 공용에 소변기는 갈대발로만 가려놔서 민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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